랭지의 반지하 원룸 자취기#8 비오는 날의 빌드업 데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7일 월요일의 아침이었다.

오늘은 세탁기와 이케아 배송이 오는 날

그리고 첫 알바를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이 일어나 방 정리를 하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와서 걱정이 되기도했지만 무엇보다 제일 걱정인건 택배 회사들의 차량이다.

내가 사는 반지하 원룸은 언덕배기에 있다.

한 쪽은  거의 막혀있지만 반대쪽은 주차장으로 되어 있어 내리막 아래에서 보면 1층 같고

내리막 제일 위에서 보면 반지하인 그런 구조이다.

그래서 그런지 차량을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골목은 아니지만 택배 차량이 정차하기엔 애매한 그런 길이다.

그리고 내 방 앞쪽 주차장은 특유의 기울기로 인해 차량 앞범퍼를 긁기에 아주 좋은 구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 택배 차량 주차를 조심하라고 말해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꽤 늦게 오는 것 같아 아침밥 준비를 시작했다.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마자 오신 하이마트 직원 분들.

다행이 세탁방은 바깥에 있어서 큰 지장은 없었고 

알아서 설치 해주신다고 하셨다.

한 10여분 정도 지난 뒤 설치가 끝났다는 기사분들의 말씀에 나가서 세탁기 설명을 듣고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들어와 밥을 먹었는데 

기사분들이 다시 와서 세탁기를 다른 기종으로 설치했다고 하시며 다시 설치하시고 가셨다.

그렇게 별다른 일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러나 30분 뒤 하이마트 기사분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랭지 ' 네 여보세요'

기사님 '아 고객님 다름이 아니라 오늘 세탁기 설치로 인해 방문 예정인 기사인데요, 다름이 아니라 전 집에 방문 후 가려는 데 차량에 문제가 생겨서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랭지 '아 전 설치해주셨는데 잘못하신것 같습니다'

하고 통화를 끝내고 밖에 나가보니 하이마트 트럭이 뙇 하고 있었다.

다행이 우리 집 바로 앞은 아니고 집 옆 교회 주차장이었다.

그 곳은 이사 첫날 친구의 차를 주차하기 위해 그 교회 주차장으로 주차를 하려는 순간

앞에 차량이 있으면 차가 들어올 순 있지만, 나갈 땐 계단에 걸려서 못나간다는 앞집 아주머니의 조언을 들은

바로 그 주차장이었다.

그리고 그 것은 현실이 되었다.

범퍼가 걸리다 못해 완전히 찌그러져서 꼼작 못하는 하이마트 트럭.

아디오스..

다시 집에 들어오자 이번엔 이케아에서 배송 전화가 왔다.

하이마트 트럭 때문에 집앞까지 못간다는 연락을 듣고 이케아 트럭이 있는 곳까지 내려와

물건을 확인하고 손수레로 픽업을 받았다.

하이마트 트럭이 아니었다면 이케아 트럭이 저렇게 됐을 수도 있었는데 

다행인건지.. 

이케아 택배도 다 받고 나니 알바갈 시간이라 조립은 퇴근 후에 하기로 하였다.

알바 중

알바를 끝내고 빠르게 집으로 돌아와 이케아 가구들 조립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에선 토요일을 이케아 데이 일요일을 빌드업 데이라고 한다는데 

난 오늘이 빌드업 데이다.

조립할 품목은 책상, 조명, 작은 휴지통이 전부지만 그래도 저녁때라 빠르게 조립을 해야했다.

관련 포스팅은

2018/09/10 - [In Real Life/DIY ] - 드디어 구매한 이케아 라나르프 스탠드 조명 조립기

2018/09/08 - [In Real Life/DIY ] - 이케아 린몬 & 레르베리으로 책상을 만들기

그 외에도 

이케아 테리에 의자

패밀리 가격으로 할인 받아서 산 공구세트

이케아 스네프 페달 휴지통

또 사진으론 없는 도마와 21cm 정도되는 그릇과 주방용 핸드타월이 있다.

방 곳곳에 이케아 물건을 놓아 두니 돈 쓴 보람이 막 느껴졌다.

아직 목표한 방 이미지가 전부 완성된건 아니지만 하나하나 채워가는 것에 있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알바를 하면서 또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하면서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내가 상상한 방 이미지를 완성시키려면 필요한건

쇼파, 티테이블, 선반, 책 보관함, 프로젝터, 티비, 러그, 천정 레일등, 네온사인 등이 있는데 이것들이

정말 필요한 것들이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