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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 전시회 아카이브 - 어느 수집가의 초대

고든랭지 2022. 8. 30. 15:29

아즈테카 전시를 보고 오늘의 메인 전시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로 넘어갔다.

1시 50분경에 전시장 앞으로 갔으나 거의 정각부터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입구부터 맞이하는 돌 조각상.

아즈테카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작품 하나하나 자세히보고 있어서 그런지 제법 입장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제일 처음 맞이하는 공간은 동양적이면서 가족을 중시여기는 이건희 회장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는 곳 이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어딘가 친근하고, 가족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전시장 곳곳에 이건희 회장 에세이에서 발췌한 문장들이 있었는데, 작품과는 별개로 다른 울림을 전달해 주었다.

삼성의 예전 광고가 떠올랐다. 또하나의 가족, 삼성.

이건희 회장은 가족을 정말 중시 여긴 것 같았다. 단합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러 작품들이 참 많았으며,

그 소중함을 잊지말자는 이건희 회장의 외침이 전시장 안에서 울리는 듯 했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중섭 작가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작고하기 전까지 가족과 함께하는 그 순간을 간절히 그리워하며 그린 작품들.

 

이 전시를 보기전에 이건희 회장이 모은 작품들은 정말 유명한 외국계 작가들의 멋진 작품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론 다양한 작품들을 수집한 이건희 회장이겠지만, 정말 한국적인 작품들이 많다는 점에 새삼 놀라웠다.

 

이전에 일한 회사의 회장은 유럽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제작했던 빈티지 가구들을 사모으고, 한창 아트테크가 될 만한 작품들만

수집하는 모습을 보았으나, 이 가장 한국적인 우리나라의 가구들을 보며 뭔가 이것이 정말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자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이 전시를 오지 않았다면 이런 작품들과 내 생각을 환기해주는 자극들을 어디에서 언제 받았을지 상상이 안된다.

 

전시 중 인상적으로 본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이번 전시에서 서양적인 작품은 모네의 작품만 전시가 되어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적인 작품들 사이에서 이 모네의 작품이 어떤 의미와

의도로 전시가 되었는지는 완벽하겐 알 수 없으나, 미적인 감동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추상적인 그림들을 위한 빌드업이기도 하고.

이중섭 - 황소

다시 동양적인 작품들 위주로 전시가 진행되었다. 

추상적인건 참 어렵다. 오랫동안 작품을 들여다 보았지만 알 수 없는 작품. 

 

도자기들도 참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엔 국가 보물도 있었다.

 

전시 후반부엔 수묵화가 주를 이루는 공간들이 많았는데, 그중 제일 감탄하면서 관람한 작품은 불국설경이었다.

어떻게 이런 장관을 담아낼 수 있었는지 참 신기하고 대단하다. 그래도 어릴적 경주에 수학여행 몇번 다녀왔다고 눈이 없는 불국사의 전경이

순간 머릿속에서 그려지기도 했다.

 

전시 후반엔 약간 힘들기도하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자세한 감상이 어려웠지만, 그래서 인지 하나하나 눈에 잘들어오는 작품들이 많았다.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제일 중요한건 직접 보고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느끼는 편이라 모든 작품들을 다 찍진 않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찍은것들을 보니 엄청 많았다. 그만큼 자극이 많이되는 좋은 전시였다.

중간 중간 이건희 회장의 에세이 발췌 문장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아서 곱씹게 되었다. 

명절땐 이건희 에세이를 한번 빌려 읽어봐야겠다.

 

다음 전시는 광주에서 10월달에 진행이 되던데, 가능하다면 해당 전시도 보고싶다. 

문화를 대하는 멋진 이건희 회장의 마음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멋진 전시였다. 

나도 문화를 대하는 것에 있어 좀 더 생각을 환기하고 멋스러운 모습으로 흡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