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날, 어무니와 함께 시작한 서울 도보 순례길 1코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아침에 추워서 스웻셔츠를 꺼내 입었으나 점심부턴 27도에 육박하는 여름날씨로 아주 쪄죽는 줄 알았다.
중간에 카페도 들려가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해도 슬슬 져갔고, 코스의 마지막 목적지인 가회동 성당에 도착했다.
출발은 명동성당에서 도착은 가회동 성당에서 했는데 두 성당에서 모두 혼례미사가 있었다. 신기신기
가회동 성당에서 인증샷을 마저찍고 저녁을 먹기위해 삼청동으로 넘어갔다.
가파른 한옥마을 언덕을 지나 삼청동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사진 한컷 찍고.
정신없이 내려갔는데 눈앞에 보이는 삼청동수제비 웨이팅줄.
앞에 가게 사진 찍는 것도 잊은채 바로 줄을 서버렸다.
다행이 10분정도 기다렸을까 금방 입장할 수 있었다.
뭔가 어릴때부터 수제비 특유의 두꺼운 반죽이 별로여서 잘 안먹었는데, 여긴 그래도 미슐랭을 받은 식당이기도해서 한번 먹어보았다.
엄늬와 수제비 2인분과 녹두전 1개를 시켰다.
밥먹고 또 장거리 이동을 해야해서 술은 먹진 않았는데 옆테이블에선 전부 동동주도 함께 즐기고 있었다.
밑반찬으론 딱 김치 2종류를 내주셨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나온 수제비.
국물이 많아보였으나 속에 아주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특별한 맛이 아닌 흔히 생각하는 그 수제비의 맛이다.
하지만 뭔가 깔끔한 느낌이 좋았다. 반죽도 그리 두껍지않고 쫀득하니 맛있었고 같이 나온 김치와 곁들여서 먹으면 간도 잘 맞았다.
같이 시킨 녹두전. 맛은 뭐 평범했다. 전보단 수제비가 훨씬 맛있었다는 느낌. 다만 녹두전도 깔끔함이 좋았다.
뭔가 기름 범벅인 전이 아닌 느낌이라 그런 부분은 꽤나 좋은 점이었다.
가격과 깔끔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 삼청동 수제비였다.
간혹 근처에 들려서 뜨신 국물이 생각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줄을 서서 기다릴 것 같은 식당이다.
든든하면서도 깔끔한 한끼를 하고 싶을땐 삼청동수제비가 생각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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