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philosophy/About interior

물건 버리기

고든랭지 2018. 1. 23. 17:30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들을 통해 삶의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것, 즉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두가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여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인테리어에 있어서 물건을 버리는 것은 아주 중요한 행위입니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넓었던 집도 점차 좁아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릴 적 기억 속의 집은 크고 넓은 공간이었지만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가지게 되는 물건도 많아지고 옷도 늘어나게 되면서 수납공간도 줄어들고 결국 비좁은 느낌의 집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년시절 가족이 다 함께 청소하던 시간도 부모님이 맞벌이를 시작하게 되면서 없어지게 되었고, 가족 모두가 집을 비우고 청소하기보다는 개인의 욕구가 담긴 물건들로 채우기 급급했습니다. 지금도 본가에 내려가 붙박이장이나 책꽂이를 본다면 몇 년간은 입지 않은 옷들과 학창시절 읽었던 위인전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본인의 집도 비좁고 정리가 안 되어있는 느낌이 든다면 저와 비슷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아마 바쁜 사회생활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와 지친 몸을 달래는 것에 급급해서 일지도 모릅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집안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집은 나의 영향을 받고 나는 집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버려야 합니다. 물건 버리기는 인테리어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주거 욕구를 채우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물건 버리기가 필요합니다. 

만약 본인이 정리정돈을 정말 잘하고 과감히 물건을 잘 버리는 스타일이라면 큰 문제 없이 인테리어를 할 준비를 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버리기보단 모아두는 것을 잘하고 집에 갈수록 수납공간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이분 중 대다수는 '언젠가...' , '혹시...' , '고쳐서 쓰면..' 등등 여러 가지 변명을 하며 최대한 버리는 것을 미루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주어야겠단 다짐을 하거나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본인을 위로하고 계실지 모릅니다.  '저 옷은 올해에는 입을 거야', '버리기 아까워', ' 올해는 살 빼서 꼭 입을 거야' 등의 말을 통해 오래된 옷을 옷장 안에 넣어두고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행위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년 더 예쁜 물건들과 옷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오래된 물건들을 다시 쓰기보단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것이 더욱 익숙합니다. 그러니 만약 본인이 정말 복고풍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양한 핑계를 대며 미뤄오던 물건 버리기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사를 많이 한 사람들의 경우 물건 버리기에 주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사를 거의 하지 않은 사람들은 물건 버리기를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들도 한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다 보니 물건 버리기는 것이 정말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버리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몇 가지 버리기 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청소 날을 정하기

넓은 공간을 혼자 청소하는 것은 정말 막막합니다. 혼자 사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면 가족들과 함께 대청소하는 날을 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다 같이 청소를 해야 물건의 주인에게 버릴지 말지 의견을 물어보기도 용이하고 역할분담이 잘되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는 혼자 마음대로 버렸다가 물건 주인에게 혼난 적이 많습니다. 다 같이 하는 청소합시다.


기준을 세우고 필터링하기

우리가 물건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사용 가능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쓰던 물건은 계속 써서 고장 나거나 버리게 된다면 벌써 새것으로 대체했을 것입니다. 쓰지 않은 물건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버릴 물건들의 기준을 세우고 필터링을 통해 버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간단하게 최근 1년간 사용했는가 안 했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제일 편한 것 같더군요.


대체할 새것이 있다면 오래된 것은 버리기

말 그대로 대체할 것이 있다면 오래된 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물 받은 프라이팬이라던가 식기세트 등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주방 선반에 넣어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끼다가 똥 된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집은 늘 손님이 올 것을 대비해 20년이 넘도록 같은 식기를 쓰고 있습니다. 예쁜 식기들은 상부 선반 제일 높은 곳에서 먼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20년간 그 식기를 꺼낼 정도로 많은 손님이 온적은 없다는 점이고 새로운 식기를 사용하기에는 손님보단 가족이 더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고쳐서 쓸 생각 버리기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정말 필요한 물건이었다면 벌써 고쳐졌거나 새로운 것으로 대체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쳐서 써야 한다는 마음을 10년 가까이 먹고 있지만 결국 고치지 않고 더 간편한 제품들을 사 오는 가족을 보면 가끔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집은 좁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일 당장 as 센터에 전화하여 고칠 계획이 없거나 내가 고치기는 귀찮지만, 누군가 고쳐주길 바라고 기다리고 있다면 그 물건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책장 비우기

책장엔 정말 다양한 책들이 존재합니다. 책 모으기가 취미이신 분들도 있겠지만 일반 가정집을 들여다본다면 각종 위인전과 사전, 문제집, 피아노 악보 등등 여러 종류의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만약 가족들이 이제 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데 책장에 어린이 위인전이 꽂혀있다거나 아무도 안보는 영어사전, 옥편이 먼지 쌓여있고 안 펴본 지 10년이 넘어가는 책들이 있다면 책장을 과감히 비워내야 할 것입니다.


손님보단 가족을 위해 사용하기

집은 가족들과 본인을 위한 공간입니다. 주거 욕구 중 공동체 욕구가 제일 우선순위라면 이 항목은 예외로 생각하시면 되겠지만,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는 손님들이 집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손님들이 올 것을 대비한 식기와 찻잔 세트, 방석, 손님들의 숙박을 대비한 베개와 이불 등 여러 가지 손님들을 위한 아껴온 새 물건들은 이제 가족들에게 사용하고 오래되고 닳은 여러 물건을 이제 버리시기 바랍니다. 


이 밖에도 여러 팁이 있지만, 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팁을 써봤습니다. 정말 물건 버리기는 어렵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처럼 늘 반복하며 후회하기 마련입니다. 버리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그로 인해 바뀔 집안은 영원합니다. 버리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이 글을 추천해보세요. 그리고 같이 바꿔나간다면 해낼 수 있을 겁니다.



2018/01/23 - [Space philosophy/Before interior] - 나의 주거 욕구는 무엇일까?

2018/01/21 - [Space philosophy/Before interior] - 내가 행복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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