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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카페추천] 중리동 언덕에 위치한 카페 사선, 여기 미쳤어 너무 좋다.

고든랭지 2021. 8. 25. 21:51

휴가를 맞이하여 간만에 내려온 본가.

여유로운 카페 라이프를 즐기러 집근처 카페를 찾던 도중 인스타에 나름 예뻐보이는 카페를 발견하였다.

바로 카페 '사선'

송촌동 옆에 위치한 중리동에 있는 카페였는데, 그 동네가 언덕이 좀 있는 곳이라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바로 직감하게 되었다.

어릴때부터 살던 동네 인근이라 자주가던 곳이었는데 

약간  힙스러운 동네랑은 거리가 먼 곳이라 이런 느낌의 카페가 생겼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짐도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로 향했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카페 사선

예상했던 언덕에 위치한 카페였는데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보통 이동네에 이런 사이즈에 힙한 카페는 거의 없어서 규모에도 놀라고 

밖에서 살짝 보이는 가게 외관에 또 놀랐다.

이게 정말 중리동이 맞아 ?

이런 회전문은 서울에나 있는 그런 문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랐다.

문의 디자인과 카페 사선의 간판 아닌 간판을 보고 가슴이 웅장해졌다.

드디어 이동네도 중리단길이 되는건가.

스테인리스 스틸의 창호 프레임과 흰색 돌, 그리고 수평의 선이 인상적인 블라인드까지 아주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도 이렇게 예쁜 카페는 자주 못가봤는데

입구엔 힙함과 갬성의 상진 턴테이블이 있었고 실내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이동네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카페는 또 처음봐.

내부에 아일랜드 느낌으로 카운터를 만든 것도 너무 감각이 있었다. 

만약 저 내부 아일랜드를 대리석으로 했으면 좀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우드라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

나는 이쪽 벽면에 자리하고 커피를 시켰다. 이런 갬성적인 카페는 특히 콘센트를 찾기 어려운데 이곳은 자리마다 콘센트가!

아마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카페가 될 것 같다.

일단 자리 잡고 시켜본 라떼, 엄청 꼬숩하고 달달하진 않았다. 커피맛은 나쁘지 않은 걸로! 

커피 맛은 평타였지만 내부 인테리어나 선곡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선곡이 그냥 멜론 인기차트 이런걸 틀어놓은게 아니고 약간 배드룸 팝이나 신스팝을 틀어놓으셨던데

내 취향 저격이라 샤잠으로 오랜만에 노래 검색도 많이했다.

그리고 중간엔 약간 재즈한 느낌의 선곡을 해주셨는데, 비오는 날에 너무 찰떡이라 만족스러웠다.

순식간에 원샷, 그래서 커피 한잔 더 마시기로 했다.

주문하면서 찍은 메뉴판과 카운터 주변, 넘모 예뻐.

커피 가격도 착하다. 디카페인 차 종류도 팔아서 부담없이 와서 즐길 수 있을 듯.

휘낭시에도 팔고 가격도 착해

물론 빵은 안먹어봤다.

그리고 중앙 커피 내리는 공간 외에도 내부에 제빵을 하는 공간 같았는데 일부러 저 커튼을 열어놓은 것 같았다.

저 내부도 너무 감성적이다.

 

카페 곳곳이 내취향이다. 행주로 쓰는 페브릭 패턴도 너무 예쁘고, 손소독제도 이솝꺼다.

뭔가 아시는 분이야.

그리고 카페 구석구석, 장소마다 액자가 있는데 사진들도 너무 예쁘다. 

다운라이트도 적절하게 잘 사용해서 너무 예쁘고 자연광도 적당히 잘 들어오는 공간에 저런 조명까지 어우러지니 더 감성적이다.

 

한쪽 벽면엔 카페 사선이라는걸 상기시켜주듯 책을 사선으로 눕혀 놓으셨다. 한달에 한권씩 소개하면서 책도 파시던데

나중에 책발전소같은 지역 카페로 발전하진 않을까 생각한다.

몇 개월 뒤에 또 찾아오면 더 많은 책들이 아카이빙 되어 있겠지 ?

왠지 나중엔 엘피도 한두장씩 팔지 않을까?

와인도 있을 것 같다. 근데 너무 이것 저것 많아지면 또 그게 별로일때가 있는 듯. 

카페 사선은 일단 이대로가 너무 좋다.

스탠드로 쓰는 조명은 바우하우스 램프로 유명한 Wilhelm Wagenfeld의 테이블램프인 WA24, WG24인 것 같았다.

비슷한 조명이 요즘엔 많으니 진짜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이 카페 사선의 오너는 정말 센스 있는 분이 맞다.

대전에 심지어 중리동에 이런 감도를 가진 카페가 생긴건 정말 럭키...

타지 생활로 자주 못오지만 오면 맨날 갈거야.

이번달의 책인듯 했는데 인스타그램으로 봤을 땐 프란츠의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란 서적이었는데 바뀐듯.

안의 엽서를 살짝 보니 감도 있는 엽서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방에 놓는다면 금방 버려질 것 같아 패스.

명함도 센스 있게 두개의 느낌으로 만드셨다.

새로 시킨 커피는 아메리카노, 산미가 도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겐 산미가 거의 없어 아쉬웠지만 

공간이 주는 매력과 선곡 덕분인지 맛있었다.

이번엔 접시가 아닌 종이 코스터에 가져다 주셨는데 빨대에도 신경쓰신 모습에 감탄했다.

그래서 한 컷.

손님들도 하나둘 나가서 맘편하게 사진 한번 찍으면서 돌아다녔는데 찍어도 찍어도 예쁘고, 다 앉아보고 싶었다.

근데 주책맞아 보일까봐 얌전히 돌아왔다.

커피를 두 잔이나 때렸더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선 화장실이 깔끔한건 기대할 수 없어서 늘 포기하고 갔는데 이게왠걸 ? 

초록색 오이비누가 아니고 이솝이 있었다. 이 곳은 최고의 카페였다.

이솝이 아니고 핸드워시가 따로 있는 것 만으로도 감탄했을 텐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핸드워시로 있어서 더욱 만족.

 

화장실 세면대에 팬던트라이트도 잊지 않고 달아두신 모습, 거울도 적당한 비율의 원형 거울로 맞추시고, 마스킹 테이프에 섬세하게 

써두신 문구를 보고 정말 좋은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하셨다는게 느껴졌다.

작은 화장실이라 비록 공용이지만 이곳에도 액자와 포스터로 디테일과 감도를 놓치지 않은 모습에 정말 올해 최고의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은 올해 내가 다닌 카페중 단연 최고의 카페였다.

 

밖으로 통하는 곳에 있는 식물들도 뭔가 빗물을 머금도 참 예뻤다.

나이가 든걸까. 너무 감도 높아.

자리로 돌아와 반대편 자리에도 가보았다.

대충 찍어도 너무 예쁘고 내부에 위치한 가구들의 색감, 채도 너무 완벽했다.

테이크아웃 잔도 예뻐서 좋다. 

다음에 오면 잊고 자리에 앉아야지. 이쪽에서 카페 내부를 바라볼때 더 예쁠 것 같다.

거울도 이렇게 예쁘게 배치해두시고 정말 멋있는 공간이다. 

의자가 막 임스 파이버 체어 이런게 있었다면 나에겐 오히려 너무 익숙한 느낌이었을 텐데

나무 재질로 된 의자라 더 좋았다.

무엇보다 통 유리로된 문이 참 예쁜듯. 문 밖은 아직 중리동 청취를 그대로 담아 약간 어색한 공간이 될 수 있었을텐데

지금와서 보니 이 카페로 인해 주변이 더 멋있는 곳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찍어도 예쁨, 대덕구 송촌동, 중리동, 법동의 인스타 핫플이 될 것 같다.

중리동에 위치한 올 해 최고의 카페, 카페 사선이었다.

내일도 갈지 모르겠다.

 

주차 금지콘 마저 사고 싶게 만들어버린 이 카페.. 정체가 뭘까

약간 노티드 도넛 느낌도 나고 재밌는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