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Real Life/Visit

[서울/수유] 화이트 톤의 따뜻한 느낌의 카페, Beneficent

고든랭지 2018. 5. 13. 23:19

비가 올 줄 알았던 일요일, 일어나 보니 맑은 날로 아침을 반겨 주었다. 어젠 온종일 비가 와서 우울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일어나 간단히 허기를 달래며 창밖을 바라보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버틸 수 없었다. 그동안 읽기를 미뤄두던 책과 카메라를 챙겨 수유로 향했다.

사실 맘스터치의 꾸덕한 가슴살버거가 너무 생각나서 먼저 맘스터치로 향했다. 핫플러스통가슴살 버거를 시켰는데, 주문은 자꾸 통살버거로 들어가서 알바생에게 물어보니 원래 이 버거는 통 가슴살 패티란다. 학교에서 많이 먹어서 아니란 걸 알고 있었지만, 혹시 그동안 바뀌었을까 봐 알바생 말대로 주문하고 버거를 기다렸다.

15분 정도 기다렸나, 드디어 고대하던 버거가 나왔고 한입 베어 문 순간. 얃얃살이었다. 퍽퍽 살이 아닌 얃얃살. 그래도 맛은 안정적이기에 군말 없이 해치우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근처에 조용한 카페를 찾아보다가 왠지 끌리던 카페, Beneficent. 테이크 아웃 잔이 소녀 감성이었지만, 왠지 이런 카페는 늘 만족스러웠기에 한번 찾아가 보았다. 혹시나 수유 번화가 한 가운데 있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살짝 떨어져 있어서 안심됐다. 

카페는 생각보다 작았다. 문 앞에서 혼자 앉아 있을 만한 자리가 있을까 살펴보고 들어갔다. 살짝 역과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카페는 작았지만 자리는 충분했다. 화이트 톤으로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고, 가구에는 블랙과 파스텔 톤의 색을 사용했다. 바닥은 그레이색의 에폭시 마감인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에 따뜻한 카페였다. 벽 쪽 제일 끝자리에 자리를 잡고 콜드브루를 시켰다. 

콜드 브루 - 4.500

코스터와 함께 커피를 가져다 주셨다. 사실 트레이보다 이렇게 주는게 더 좋다. 살짝 취향 저격당해서 갬성충 사진.


카페가 전체적으로 밝은 색상인 데다 크기까지 작아서 그런지 크고 작은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가 전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인테리어 소품은 다양한 색상이 사용돼서 밋밋한 느낌을 없애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은 잘 안 보고 인테리어 구경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벽에는 뜯어서 가져가고 싶은 엽서들로 가볍게 인테리어를 했고, 카페 구석구석엔 아기자기한 피규어들을 배치한 걸 볼 수 있었다. 웬만한 카페들 가면 이런 피규어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이곳은 좀 달랐다. 피규어 들이 카페에서 놀고 있는 듯한 느낌.

병과 컵이 그려진 심플한 그림으로 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도 센스있어 보였다.

의자는 메쉬 구조라 왠지 시원한 느낌도 든다.

창가 쪽 자리는 햇빛도 잘 들고, 바깥 풍경도 제법 예쁜 편이었다. 나중에 누군가랑 같이 온다면 저기에 앉아야지.

이 자리에선 웹서핑이나 프린트를 할 수 있어 보인다. 확실하진 않지만. 선반에는 심슨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반대편 벽 쪽에도 앉아 보고 싶고, 사진도 더 찍고 싶었지만, 손님들이 있어 그러진 못했다. 저곳도 사진 찍고 싶은 소품들이 참 많았는데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내가 앉은 자리에서 한 장. 

이 카페는 밝고 따뜻하지만, 작은 소품들로 인해 활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명에 달린 드림캐처들도 시원한 분위기를 더해 주었다. 카페 벽면에 액자로 인테리어한 곳이 제법 많은데, 가볍게 엽서나 그림 한 장으로 꾸미는 것도 작은 카페에선 엄청나게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된 날이었다.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다. 더군다나 이 카페가 제일 맘에 드는 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들을 틀어줘서이다. 위아더나잇의 노래를 카페에서 듣다니. 다음엔 이 카페를 한 번 더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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